[영화 '암살자(들)' 역사 왜곡 논란 3줄 요약]
- 영화 개봉: 허진호 감독 연출로 1974년 8·15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이 9월 23일 개봉 후 박정희 배후설 암시 논란 촉발
- 보수 진영 격앙: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김정일이 박근혜에게 사과한 사건, 표현의 자유가 좌파 전유물이냐" 맹비난 및 구미 박정희 생가 앞 규탄 성명 발표
- 정치권 공방: 개혁신당 "진영에 따른 표현의 자유 이중잣대" 비판 vs 민주당 "국힘이야말로 공작의 DNA 흐른다" 맞불로 국회 전면전 비화

1. "육영수 피격 배후가 박정희?"… 멜로 거장의 신작이 터뜨린 메가톤급 뇌관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로 대한민국 멜로 영화의 전설로 불리던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신작 영화 한 편이 여의도 정치권과 극장가를 통째로 집어삼켰습니다.
지난 9월 23일 개봉한 영화 '암살자(들)'.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벌어진 영부인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이 작품이 스크린에 걸리자마자, 극장 밖에서는 유례없는 정치적 폭풍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영화 속 일부 장면과 서사가 당시 권력의 최정점이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 또는 정권 핵심부가 육영수 여사의 피격에 연루되어 있을 가능성을 관객에게 노골적으로 연상시킨다는 논란이 터졌기 때문입니다.

2. 제목에 붙은 괄호 '(들)'의 의미… 문세광 단독 범행을 뒤흔든 영화적 연출
공식 역사 기록에 따르면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은 재일교포 문세광이 조총련의 지령을 받고 저지른 단독 저격 테러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제목부터 의미심장하게 복수를 뜻하는 괄호 '(들)'을 붙였습니다. 암살자가 문세광 한 명이 아니었음을 암시하는 장치입니다. 영화는 당시 현장의 경호 실패와 사라진 탄환, 현장 감식의 허점 등을 스릴러적 긴장감으로 엮어내며 '권력 내부의 방조 혹은 기획'이라는 거대한 음모론의 문을 열어젖혔습니다.
이에 대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당원들은 즉각 상모사곡동 박정희 생가 앞으로 몰려가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명백한 사법적·역사적 증거가 있는데도 국가 원수였던 인물이 아내를 시해했다는 식의 패륜적 음모론을 예술로 포장했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3. "표현의 자유는 좌파 전유물이냐"… 장동혁 페이스북이 소환한 2002년 김정일
정치권 공방의 화력에 기름을 부은 것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페이스북 글이었습니다.
장 대표는 28일 "육영수 여사 피격 배후에 박정희가 있다는 참으로 황당한 스토리"라고 직격탄을 날리며, 역사적 팩트 하나를 소환했습니다. 바로 2002년 박근혜 전 대통령(당시 한국미래연합 대표)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육영수 여사 시해 사건에 대해 북측 소행임을 인정하고 사과했던 일화입니다.
그러면서 장 대표는 "6·25 북침론이나 천안함 잠수함 충돌설은 표현의 자유라 감싸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조금만 건드려도 고소고발을 난사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 모욕만 표현의 자유냐"라며 "'표현의 자유'가 좌파의 전유물이냐"고 거칠게 반문했습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 역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 어그로를 끌어 돈을 버는 상업영화와 창작자를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진영론에 편승한 상업주의를 꼬집었습니다.

4. "우리 편엔 예술, 남에겐 명예훼손"… 개혁신당·민주당까지 번진 진영 대전
논란은 제3지대와 야당으로까지 걷잡을 수 없이 번졌습니다.
개혁신당 이기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방식의 의혹이 자신이 지지하는 대통령과 그 가족을 향했더라도 '과감한 상상력'이라고 칭찬하겠느냐"며 "우리 편에게는 예술이고 상대편에게는 명예훼손이라면, 그것은 창작의 자유에 대한 신념이 아니라 진영에 대한 맹목적 충성일 뿐"이라고 양 진영의 위선을 정조준했습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반발을 '공작 프레임'으로 맞받아쳤습니다. 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정권이 12·3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려 북한에 무인기를 투입해 도발을 유도했던 행태야말로 진짜 공작"이라며 "국민의힘이야말로 뼛속 깊이 공작의 DNA가 흐르고 있는 정당 아니냐"고 역공을 펼쳤습니다. 스크린에서 시작된 영화 한 편이 2026년 정기국회를 뒤흔드는 여야 대혈투의 뇌관으로 돌변한 것입니다.

5. 영화적 상상력인가 악질적 역사 왜곡인가… 3040 관객이 마주한 불편한 질문
'서울의 봄'과 '남산의 부장들'처럼 현대사의 비극을 스크린으로 옮겨와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작품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영화들이 최소한 역사적 사실의 거대한 뼈대 위에서 드라마적 긴장감을 직조했던 것과 달리, 이번 '암살자(들)'이 던진 충격파는 전혀 다른 층위에 있습니다.
창작의 자유라는 방패 뒤에 숨어, 국가적 비극이자 한 가족의 참혹한 죽음을 '권력 유지를 위한 기획 살인'이라는 극단적 음모론으로 소비하는 것은 정당한 예술적 허용일까요, 아니면 돈과 진영 갈등을 노린 선 넘은 왜곡일까요?
영화를 본 관객들의 평점 창이 '평점 테러'와 '10점 만점'의 양극단으로 쪼개지고 있는 지금, '암살자(들)'은 대한민국 문화계와 정치권에 가장 뜨겁고도 서글픈 숙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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